[칼럼] 새로운 교육이라는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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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학교’에 대해 아시나요? 일반 공립, 사립 학교와는 다르게 독자적인 이념에 따른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일본에서는 현재 등교거부 아동이 14만 명을 넘어서며 대안학교가 다양한 매체에서 다뤄지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구마모토 현에 새롭게 생긴 ‘윙 스쿨’의 교육 방식을 통해 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자 합니다.
기운 찬 아이들
구마모토 시내에서 시영 전철의 시립체육관 앞 역에서 도보로 몇 분 걸어가면 나오는 한 채의 건물이 바로 독특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윙 스쿨’입니다. 현관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활기찬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여기는 작년 봄에 막 개교했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생이 모일지 걱정했습니다만, 첫해에 36명을 모집했을 때 52명이 응모했습니다. 그래서 급히 계획했던 3개 학급에서 4개 학급으로 늘리고, 스태프도 증원하여 개교하게 되었습니다.” 타노우에 요시히로 교장께서 설명해주셨습니다. “슈”, “스미스”, “아챠미”, “카오리” 등 선생님들은 저마다의 닉네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교사 안은 끊임없이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발소리, 웃음소리, 대화소리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모두 기운이 넘치죠. 여기 다니고 있는 아이들 중 70%가 원래는 등교거부 중이었다는 게 믿을 수 없죠.”
풍부한 자연으로부터 오는 넘치는 기운
윙 스쿨은 8시 45분에 시작합니다. 오전 시간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가까이 있는 강에 가서 마음껏 물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이 기운이 넘치는 비결은 이 풍부한 자연이었습니다. 근방에 ‘에즈코’라는 이름의 커다란 호수가 있고, 학교는 그 호수로 흘러드는 강과 인접해 있습니다. 인구 70만명 이상의 대도시 시가지에 이렇게 큰 호수가 있는 경우는 드문데, 심지어 아소 복류수가 솟아나고 있어 물이 놀랍도록 맑습니다. “솟아난 물로 이루어진 강에 옷을 입은 채로 뛰어들고, 물고기와 함께 놀기도 하고, 숲속을 뛰어다니면서 아이들은 감성을 길러냅니다. 그리고 어른들과 닉네임으로 서로 부르면서 대등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다움을 발휘해가죠.”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인 학생들은 오전에는 교과 학습을 하고, 오후에는 독자적인 프로젝트 학습에 임합니다. 이 학교에서는 하고 싶은 프로젝트 제안도 아이들이 하고 있습니다. 제2시즌(2학기)이 되면 ‘언어 프로젝트’, ‘연극 프로젝트’, ‘로봇 프로젝트 등 16개 프로젝트 후보가 마련되고, 학생들은 그중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고릅니다. 프로젝트 시간 동안에는 자리를 정해두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제각기 모여 미팅을 하거나 컴퓨터, 태블릿PC를 이용해 조사를 합니다. 자세도 자유롭게 잡을 수 있어, 바닥에 누워 참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사진, 영화를 찍기 위해 학교 밖으로 나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또, 서로 다른 학년의 아이들이 한데 모여 함께 배워가는 것도 이 학교의 큰 특색입니다. 선생님, 학생, 선배, 후배 등이 평등한 관계로 교류하며 서로에게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놀랄만한 학생의 기획 능력
“윙 스쿨에서는 수학여행도 학생들이 기획합니다.” 교장 요시히로 씨는 말합니다. 지난번 수학여행 때는 학생들이 스스로 저가 항공권 등을 구입하여, 본래라면 5~6만 엔 정도 들었을 간사이 지방 여행을 3만 8천 엔으로 해결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 학생들은 다음 프로젝트로 대만 여행을 기획하였고, 직접 작은 시장을 열어 돈을 벌어 여행 비용을 충당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했던 학생들이 이번에는 ‘언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언어를 배워 그 나라로 여행을 가자는 내용의 기획입니다. 물론 여행 비용도 직접 벌 생각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토크 라이브를 개최할 예정인데,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프로젝트 시간에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윙 스쿨에는 65명의 학생들이 재적 중이며, 한 학급 더 늘어 5개 반으로 운영 중입니다. 후쿠오카, 사가 현에서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해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또, 관동 지방에서 이사 와 아이를 윙 스쿨에 보내는 가족도 있습니다. 미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2개 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입소문으로 퍼진 평판을 듣고 전국,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공교육 장으로
원래 요시히로 씨는 공립 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프로젝트 일환으로 꿈 지도 제작을 하고, 멋진 어른과 만날 시간을 마련하고, 축제, 수학여행을 기획해보게 하는 등 감성을 기르기 위한 수업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 교육 노하우를 쏟아부어 윙 스쿨을 설립한 것입니다. “저희는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성>, <지성>, <프로젝트 능력> 이 3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을 접하면서 감성을 기르고, 학습을 통해 지성을 갈고닦으며,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사고력과 행동력을 갖추는 거죠.”
현재 윙 스쿨은 일반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머지않은 미래에 문부과학성 인가를 받아 학교법인으로 전환되는 걸 목표하고 있습니다. “윙 스쿨에서 하고 있는 이러한 교육들을 부디 대안학교에 한하지 않고 지역에 있는 학교와 공교육 시설로도 확대시키고 싶습니다.” 요시히로 씨는 열정이 담긴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전국에서 아이들이 활기차게 학교에 가서 감성을 기르고, 지성을 갖추며, 프로젝트도 맘껏 하게 되면, 나라 전체가 바뀔 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저희들의 꿈이고, 도전입니다.”
새로운 교육이라는 날개를 단 아이들이 사회로 날아가 세상을 더 활기차게 바꾸는 날이 금방 찾아올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