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 NEWS】 직원의 집 소개 vol.7 작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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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20대에 입사해 30대가 된 지금까지 무인양품에서 근무 중이며, 현재 신촌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이 동네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작은 집이라도 깨끗하고 높은 곳에 살고 싶다는 이상한 고집이 있었어요. 그래서 신축 오피스텔이 많은 동네를 찾다가 신설동을 알게 되었고, 그 외엔 특별한 이유 없이 이곳에 오게 되었어요.
이 동네에는 풍물시장이 있어 주말에는 거리에 골동품부터 여러 가지 빈티지한 물건들을 바닥에 천 하나 깔아놓고 진열해서 판매하더라구요. 그 분위기도 좋고, 가끔씩 지나가다 보면 혹 하는 희한한 물건이나 어릴 때 보던 옛날 추억의 물건들이 많아요. 주말에는 집 앞에만 나가도 이런 재밌는 것들이 많고, 살다 보니 이 동네가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Q. 집안 구석구석 살고 있는 사람의 취향이 잘 느껴져요. 집에 있는 물건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시나요? 좋아하는 물건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지금 집에 있는 물건들은 제 취향대로 구매한 물건들이에요. ‘내 취향은 이거야!’ 라고 말로 표현은 잘 못하겠지만 이 공간은 제 취향에 맞춰 꾸며진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일 년에 한 번씩은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자주 갔었어요. 20대 초반 여행 중에 d&department(디앤디파트먼트)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는데 ‘Found MUJI’와 결이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 브랜드에 관심이 생겼고, 찾아보니 한국에도 매장이 있더라구요.
이곳은 그 지역만이 가진 특수성을 담아낸 디자인과 ‘롱 라이프 디자인’을 바탕으로 선정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곳이면서, 지역의 생산자와 함께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공부회나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에요.
올 봄, 디앤디파트먼트 한국의 2번째 매장이 제주에 오픈을 했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사진에서 보이는 ‘d’ 돌은 현무암으로 제작된 상품으로 제주도 매장에서만 판매하고 있어요. 이 지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고민 없이 바로 집으로 데리고 왔어요.
무인양품에서도 지역 상품들을 소개하는 로컬푸드를 입점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이전과 다른 새로움에 고객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흥미로워 하는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언젠가는 무인양품 제주점이 오픈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Q. 집에서는 어떤 시간을 보내시나요?
A.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면서 휴무에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꽤나 많아졌어요. 그래봤자 사실 커피를 마시거나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졸리면 자거나 하는 게 전부예요.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주 안 하던 청소도 자주 하게 되었어요. 계절이 바뀔 땐 이불 빨래도 하구요.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져서 얼마 전에 겨울 침구류로 바꿨어요.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1년 전과는 생활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여행도 가고 싶고, 마스크 벗고 돌아다니고도 싶은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그래서 게을러지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에는 요가를 시작하려고 요가 매트를 샀어요. 그런데 두 번인가 하고 말아서 넣어놨어요. 요가보다는 명상이 저와 맞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온전히 나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작지만 제 공간이 좋아요.
Q. 추천하는 무인양품 상품이 있나요?
A. 추천하는 상품은 ‘욕실 시계’예요.
처음에는 방에 시계를 두려고 보다가 욕실 시계라는 상품명을 보고 이건 왠지 화장실에 두고 사용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욕실 시계의 심플한 디자인도 좋아서 구매했지만 정말 필요한 정보만 있는 상품명을 보고 호기심에 구매를 했던 것 같아요.
사실 화장실에 시계를 잘 두진 않잖아요?
그런데, 화장실에 두고 사용하다 보니 양치질을 할 때나, 씻고 나올 때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놓인 시계를 습관처럼 보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없으면 불편할 것 같을 정도로 제 생활에 꼭 필요한 상품이 되었어요.
그리고, 얼마 전 알게 된 사실인데 무인양품 상품명은 사용하는 사람이 상품에 대해 알기 쉽게 필요한 정보만으로 상품명을 구상한다고 해요. ‘그 다음이 있는 바스타월’ 이라던지 ‘ 왼손잡이도 사용하기 쉬운 커터 칼’ 등 상품명이 직설적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사용하는 사람을 배려하여 보다 쉽게 상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에 감탄했어요.
그리고, ‘음파 전동 칫솔’도 추천하는 상품 중 하나예요.
‘무인양품의 전동 칫솔, 뭔가 한번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구매를 했었어요. 다른 전동 칫솔과 비교했을 땐 진동이 약하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다른 제품들은 너무 강해서 잇몸에 피가 나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너무 강하지 않은 무인양품 전동 칫솔을 만족하면서 사용 중이에요. 가장 좋은 점은 뚜껑이 있어 여행이나 외출할 때도 휴대하기에 간편해서 좋아요.
그리고 칫솔 자체를 분리할 수 있어서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는 무인양품 칫솔만 있으면 가족 모두가 전동 칫솔을 사용을 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사진에서 보이는 초록색 용기는 지금은 판매하지는 않지만 무인양품 바디워시 였어요.
사용하다가 용기의 사이즈와 퀄리티가 좋아서 다 쓰고 나서도 버리지 않고, 타 브랜드 리필용만 사서 재사용중인데 너무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나에게 있어 ‘기분 좋은 생활’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A. ‘비움’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전에는 집에 물건이 너무 많았어요. 가득 채워진 느낌이었죠. 갖고 싶은 것을 사들이는 즐거움도 있지만, 지금은 비워가는 즐거움도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더 이상 집에 물건을 들이지 않기 위해 매일같이 저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어요.
전에는 비우고 다시 사고를 반복했지만, 요즘은 비우고 다시 구매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렇게 점점 비우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하지만 옷장은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 큰마음 먹고 올해가 가기 전 옷장 비우기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어찌 됐던 저의 기분 좋은 생활은 ‘간소하게 사는 것’입니다. 아직 실천 중이긴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