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 NEWS】 직원의 집 소개 vol.8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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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동.
한적한 느낌의 골목에 자리 잡고 있는 곳.
입구로 들어서면 이곳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반려견이 우리를 반깁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무인양품 직원의 집을 소개합니다.
Q. 두번째 인터뷰죠? 그래도 한번 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IFC몰점에서 근무하고 있고, 여전히 반려견 행님과 저의 룸메이트까지 총 세 남자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두번째 저희 집을 소개하게 되어 정말로 기쁩니다!
Q. 이 동네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사실 그 흔한 대형마트도 없고, 놀이시설도 많지 않은 동네에요.
놀이시설 대신 행님과 뛰어놀 수 있는 작은 산이 있고, 대형마트 대신 큰 시장이 자리 잡고 있어 정겨움을 느낄 수 있죠. 그래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저한테는 정말 딱 맞는 동네랍니다.
Q. 저번에 살던 집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데 이 집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이사를 오기 전) 새로 이사 가는 집은 분리된 공간을 갖고 싶었어요.
복층도 사실 분리된 공간이지만, 지내다 보면 1층에서 모든 걸 해결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어수선하고 정리가 안 되는 게 스트레스였어요.
그래서 이번에 집을 구할 땐 투룸으로 방을 보러 다녔고 여러 집을 봤지만 지금 집을 보는 순간 딱 마음에 들어 계약하게 되었어요.
전 식물 키우는 게 작은 소원이었는데 복층 집은 창은 컸지만 해가 잘 들지 않아서 식물 키우기엔 적합하지 않았거든요. 지금은 방마다 창도 많고, 해도 잘 들어와서 식물 키우기에 정말 좋아요.
특히 안방의 큰 창은 아침햇살이 잘 들어와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고 일어나자마자 날씨를 알 수 있어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Q. 복층 집에서 투룸으로 옮기고 난 뒤 생활하면서 바뀐점이 있나요?
아무래도 층고의 변화가 가장 크게 와 닿았어요. 층고가 높은 집에서 낮은 집으로 바뀌니 집이 더 좁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기존에 사용하던 높은 테이블은 안방에 두고 컴퓨터 책상으로 활용하고, 높이가 낮은 리빙 다이닝 세트를 거실에 배치하여 시야감을 확보했어요.
아, 따뜻한 색상으로 통일시킨 것도 넓어 보이는데 한몫 하는 것 같아요.
기존에 거실에 두고 사용하던 캐비닛은 주방 앞쪽에 배치하여 거실과 주방을 분리시켰어요.
주방은 좁아졌지만 주방 밖에선 주방이 보이지 않아 항상 정돈된 느낌이 좋아요.
그리고 다용도로 사용하던 스틸 유닛 선반은 옷걸이만 추가 구매해서 옷장으로 바꾸었어요. 기존에 사용하던 구성이 지금 옷방에 사이즈가 딱 맞아서 이사하는 날 내내 기분이 좋더라고요.
또 거실 외에 공간이 생기다 보니까 취미도 생겼어요. 제 취미가 요리라면 제 친구는 취미가 악기거든요.
친구가 이번에 전자피아노도 들였는데 저도 이 참에 친구에게 한 번 배워보려고요.
Q. 집이 정말 아늑하네요. 이사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공간이 있을까요?
평소에 저는 요리를 직접 해먹는 걸 좋아해서 주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전 집보단 주방이 좁아져서 사용 중이던 가전 제품과 많은 키친 용품들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이 생겼죠.
그래서 제가 평소 좋아하던 영화 <카모메식당>이나 <심야식당> 처럼 보이는 수납으로 벽에 걸 수 있는 키친용품들은 모두 벽에 걸어 사용하고, 주방 앞쪽에 둔 캐비닛 안에는 식기류를, 위에는 자주 사용하는 가전을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이번 주방에는 큰 창도 나있어 귀여운 패턴의 커튼을 제작해서 포인트도 주었어요.(웃음)
Q. 요즘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 중이시라고 하셨는데, 실천하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예전에 한 커뮤니티를 통해 해양동물들이 쓰레기로 인해 피해를 받는 사진을 보게 되었어요. 동물과 함께 사는 입장에서 마음이 정말 안 좋더라고요. 죄 없는 생명들이 쓰레기로 인해 피해 받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카드에 ‘빨대는 필요 없어요!’ 라는 문구를 적어 다녔어요. 이를 보고 이유를 묻는 분들도 있었고, 좋은 일은 함께하자며 빨대를 뺀 카페도 있었어요. 또 장바구니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 시장에서 장을 볼 때면 정말 많은 봉지가 나오더라구요. 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에코백과 재료를 담을 수 있는 여분 통을 가져가는 편이에요. 이렇게 작은 것부터 시작해 지금은 세제 없이 설거지, 아크릴 대신 삼배 수세미. 랩 대신 밀랍랩,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 등을 실천 중이에요. 아직은 작은 실천이지만 점점 늘려갈 계획이에요.
사실 제대로 분리수거 하는 게 정말 귀찮잖아요. 씻고, 떼고, 구기고… 심지어 마스크 하나 버릴 때에도 접은 다음에 묶어서 버려야 하니까요. 처음엔 귀찮고 불편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불편함은 사라지고, 다른 생물들의 생명을 생각하면 기분 좋게 실천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도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Q. 그렇다면 무인양품 상품 중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추천 하는 상품이 있을까요?
A. 행주 12장 세트입니다. 우선 버려지는 자투리 솜으로 만든 거라 쓰레기를 한 번 줄인다는 거에 큰 의미를 두고 사용 중이에요. 그렇다고 제 기능을 못하는 건 전혀 아니에요.
물도 잘 흡수하고 잘 마르고 행주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죠. 거기다 면 100%로 되어 있어서 마음 놓고 푹푹 삶아 쓸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저도 12장 한 세트를 구매하고 거의 2년 동안 사용 중이에요. 행주에 컬러가 있어서 사용 별로 나누어 쓸 수 있죠, 저렴하면서도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이 최고의 제품 아닐까요?(하하)
Q. 마지막으로 나에게 [기분 좋은 생활]이란 어떤걸 의미하나요?
저에게 [기분 좋은 생활]이란 ‘적당함’입니다.
사실 적당함이라는 게 가장 어렵고 그걸 유지하는 게 [기분 좋은 생활] 같아요.
청소를 정말 깨끗하게 했음에도 하나가 어지럽혀져 있으면 기분이 안 좋아지는 것처럼,
적당함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잘해버리면 누군가에게 기대감과 실망감을 안겨 줄 수도 있고,
너무 못해버리면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잖아요.
항상 적당함을 유지하는 생활이 저에게는 [기분 좋은 생활] 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