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것은 어째서일까] (Movie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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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청소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주변 환경과 물건을 깨끗이 정돈하는 것이 청소의 전부는 아닙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청소란 인간과 환경 사이의 균형을 잘 다듬는 행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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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자신들에게 맞춰 편하게 바꾸고 도시나 환경을 만들어내는 동물은 오직 인간뿐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들어 낸 환경을 ‘인공’이라 말합니다. 인간은 인공 안에서 편안함을 느낄 듯하지만,
플라스틱과 콘크리트처럼 자연을 갉아 먹는 소재가 주변을 채우면 반대로 자연을 갈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연 또한 방치해 두면 먼지와 낙엽이 쌓이고, 풀과 나무가 제멋대로 자라납니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삶 속에 자연을 적당히 받아들이고, 적당히 배제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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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나 정원을 만들 때도 너무 인공적이면 오히려 멋이 없습니다.
떨어진 잎사귀를 전부 쓸어내지 말고, 풀과 나무도 과도하게 다듬는 대신 적당히 자라도록 내버려 두는 건 어떨까요.
밀려오는 파도가 모래사장을 쓸어내는 바닷가처럼, 인간과 자연 사이의 ‘적당한 편안함’을 찾아 균형을 맞추는 것.
그것이 ‘청소’의 진정한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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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우리는 전 세계를 다니며 청소하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COVID-19가 전 세계에 퍼지기 전입니다. 문명과 문화권을 뛰어넘어 이루어지는 이 청소라는 평범한 행위 속에, 사람의 본질이 숨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세계가 멈춰 버린 지금, 그 사진과 영상을 다시 보니 지극히 당연했던 생활이 너무나 그립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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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인간이 살아 있는 생명체임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몸 깊숙한 곳에서 생명의 리듬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