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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이 전하는 산지 이야기」 하옥산장 방문기

2020/11/12~11/14

무인양품 강남점, 타임점, 신촌점에서는 국내 다양한 산지에서 찾아낸 ‘로컬 푸드’ 상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포항시 하옥리에서 자라난 사과로 100% 착즙한 하옥산장 사과주스는 ‘이트-인’에서도 단연 인기 메뉴 입니다. 11월 말, 사과 출하 시기에 맞추어 무인양품 강남점 한정으로 상처난 사과를 판매할 예정입니다. 과일이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되면서 균일한 모양과 또렷한 색을 띄고 있는 것들이 상품으로서 가치가 올라가고, 반대로 모양이 균일하지 못하거나, 떨어지거나 상처가 나고 색이 또렷하지 않은 과일은 버려지거나 가공품의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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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는 과다한 상품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만들어 지지만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물건과 식품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과거 무인양품은 과도한 소비에 대한 안티테제에서 출발했습니다. 어떤 시대이건 충분함을 넘어선 필요 이상의 것들에 대한 반작용이 존재합니다. 낭비의 원인이 되는 과도한 공급과 생산, 이에 수반되는 열악한 사육 환경과 노동환경에 대해 지금 사회는 반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소비 이면에 보이지 않던 생산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조금 느리고, 비효율적일지라도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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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것으로 충분한” 소비재에 대한 관심입니다. 무인양품 커뮤니티부는 사과 수확 시기에 맞추어 하옥리의 사과 농장을 방문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과의 수확 시기는 9월부터 시작하여 10월 말까지 이어집니다만 올해는 따뜻한 기온이 다소 오래 유지되어 사과의 당도가 충분치 않아 수확이 다소 늦어졌습니다. 수확이 늦춰지다 갑작스럽게 기온이 내려가기라도 하면 사과가 얼게 되면서 한 해 수확을 망치기도 합니다. 사과는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맛있게 잘 자랍니다. 인간에게는 혹독한 환경이 사과에게는 좋은 환경이 되기도 합니다. 농사 기술과 노하우는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연의 주도 아래 인간과 자연이 서로 소통하며 일궈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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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 사과 생산지는 경상북도 일대입니다. 청송 사과가 유명합니다. 경북 외에도 충북과 경북 일대에서도 생산되며 주로 산지로 둘러쌓여 일교차가 심한 지역에서 잘 자라납니다. 한국에서 주로 재배되는 사과는 부사라고도 하는 후지(fuji) 품종입니다. 무인양품에서 방문한 포항시 하옥리에 위치한 이점희, 권갑철 농부님의 농장은 포항역에서 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1시간 정도는 산길을 달려야 하고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1시간 30분 거리에 있습니다. 가을의 중심에서 붉게 물든 산 속에 위치한 하옥리 농장에서 3일간 수확을 도우며 생산지를 눈으로 보고 생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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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는 일손이 많지 않아 5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팀을 이루어 여러 농장을 돌아다니며 일손을 돕고 계십니다. 시에서는 이동에 필요한 차량과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습니다. 사과나무는 탄성이 좋고 단단하여 고리가 달린 플라스틱 바구니를 굵은 가지에 걸어둔 채로 사과를 수확합니다. 꼭지가 사과에서 떨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꺾어 딴 후 남은 꼭지를 적과 가위로 제거해줍니다. 사과는 껍질 안에 과육이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빠르게 갈변이 발생하여 상품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1년 간의 보살핌으로 수확된 사과들이 상처입지 않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사람들에게 도착하는 것이 농부의 보람이자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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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사과는 선별 과정을 거쳐 몇 가지로 분류됩니다. 정상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과 멍이나 갈변 등이 발생하여 사과 등 가공품 원재료로 사용이 가능한 것, 그리고 당장은 출하가 어려우나 추후에 당도나 색상이 좋아졌을 때 출하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무인양품에서 판매하게 될 사과는 상처가 조금 있거나 모양이 균일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똑같이 맛있는 사과로, 자세히 보면 마찬가지로 빨갛고 예쁜 사과입니다. 우리 사회가 성숙해질수록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 것처럼, 커뮤니티부도 3일간의 짧은 기간동안 땅에 떨어진 사과를 한 번 더 주워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사과가 분류되는 모습을 볼 때는 조금 속상한 마음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산지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의 모든 분들의 정성으로 사과를 재배하고 수확하여 싣고 나르고 옮겨 우리 손까지 도착할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에서는 사과에 담긴 그 마음과 정성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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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지역의 가치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무인양품 커뮤니티부

– 커뮤니티 디자이너 이경근 / gglee@muji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