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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 칸초네 나폴리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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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초네란 이탈리아어로 「노래」 또는 「가요」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나폴리의 칸초네는 칸초네·나폴리타나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요이며, 그 역사는 기원전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렇게 오래된 역사를 가진 칸초네 나폴리타나가 어떻게 나폴리에서 생겨난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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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

 

나폴리에서 생긴 이유 중 하나는 나폴리의 독특한 구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나폴리의 구시가지에는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진 길이 두 갈래로 뻗어 있으며,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골목이 만들어져있습니다. 이 곳을 스하카나폴리라고 부릅니다. 이 좁은 골목에서 행상이라는 직업이 만들어졌다 합니다. 그들은 일용품부터 식자재까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며 걸어 다녔다고 합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행상인들의 목소리가 좋을수록 장사가 번창했다고 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나폴리가 기원전부터 음악제가 개최될 만큼 음악이 번성했던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을인 만큼, 자연스럽게 행상인들의 목소리에도 가락이 많이 묻어났던 것은 아닐까요? 낙천적인 그들의 생활 속에서 노래가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요?

 

 

마을을 걸어보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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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세탁물

 

 

나폴리를 걷다 보면, 다다르는 곳마다 세탁물이 널려있습니다. 저렴하고 맛있는 레스토랑이나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작은 디저트를 집어 먹는 스탠드식 카페가 곳곳에 있어 단골 손님들이 자주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 전체가 매우 서민적이면서도 상업무역항으로 번영했던 나폴리는 예로부터 변함없이 이런 모습의 마을이었을거라는 생각을 하며 당시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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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스탠드식의 디저트

 

나폴리에서는 예로부터 노상 연주가 많았으며, 이름도 없는 가수가 음악제에 나올 무렵엔 모두가 그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상업항으로 번창하며 풍부한 음식, 온난한 지역으로 그리스, 로마와 직결된 관계를 가지며 서민들이 풍족해지는 마을 구조를 가지게 되고 밝고 상냥한 기질 등과 더불어 세계에 으뜸가는 대중가요 칸초네 나폴레타나를 낳은 것이 아닐까 하고 마을을 걸으며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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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에서 바라본 베수비오 화산

 

「푸니쿨리 푸니클라(Funiculì funiculà)」라는 나폴리 노래를 아시나요? 베수비오 산의 정상까지 케이블카가 1880년에 부설되고, 이 선전을 위해 일반인들에게 공모를 통해 만든 노래가 바로 이 곡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30년도 전에 선전을 위한 노래를 공개 모집한 사실을 보면 당시부터 얼마나 음악이 발달한 땅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1860년 이탈리아 통일 후, 나폴리는 상업도시로서의 발전과 동시에 음악문화 거점으로서 많은 작곡가, 작사가를 배출하며 「돌아오라 소렌토에」, 「오 솔레미오」 등 수많은 명곡을 남겼습니다. 그 외에도 오래된 곡으로는 산타루치아 해안을 노래한 「산타루치아」 등도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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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루치아 델 오보 성에서 바라본 노을입니다.

 

 

MUJI BGM 9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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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바즈로

 

이런 칸초네 나폴리타나를 잘 이해하며 나폴리의 지역 뮤지션에서도 매우 왕성한 리카르도 바즈로 씨가 사운드 프로듀서로 시칠리아부터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리카르도는 BGM3 시칠리아의 수록 시에 치코의 오른팔로서 활동한 뮤지션입니다. 이번에는 칸초네 나폴리타나다운 나폴리의 대중음악을 편집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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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콘솔 룸

 

 

역시나 훌륭한 스튜디오가 있었습니다. 나폴리의 인구는 약 100만명으로 센다이와 비슷한 규모라고 합니다. 해외의 도시를 돌아보며 느끼는 것이지만, 인구에 비해 탄탄한 음악 녹음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만큼 많은 뮤지션과 그것을 듣는 음악 애호가들이 있다는 것이 부럽기만 합니다. 두터운 음악 애호층과 그 다양성은 음악 역사의 길이의 차이인가 라고 생각할 때도 자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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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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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하며 즐거워하는 프랑코 본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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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켓 촬영 광경, 조금은 경직되어 보이는 핏트리오 카탈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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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로 참여해 준 19살의 신예 쉴라 카페츠토

 

 

뮤지션들이 스튜디오 밖에서도 쾌활한 것은 어떤 나라에서도 마찬가지 이지만, 이번의 나폴리는 뮤지션들의 싹싹함에 놀랐습니다. 음악가는 무언가 자신이 음악가라는 특별한 의식이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나폴리의 뮤지션들은 어깨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은 듯 했습니다. 스태프에게 커피를 나눠주거나 스태프들을 위로하며 장난을 걸며 참가하며 뮤지션도 스태프도, 모두가 동료라는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물론 스튜디오에서는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는 성실한 자세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이지만,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칸초네 나폴리타나의 민중과 함께 발전해온 역사와 그 분야에서 인정 받고 있는 자신감, 사람들이 대중음악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문화 등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요? 쉴라에게 물어보니, 왜 그런 것을 묻느냐는 얼굴을 하며 「나폴리 사람들은 모두 음악을 좋아하고, 나는 단지 노래를 잘하고 악기를 잘 다룰 뿐이에요. 그래서 기를 쓸 필요는 없지요.」라고 답을 받는 듯 했습니다. 음악이 생활 속에 공기처럼 자리 잡고 있는 나폴리, 또 하나의 살고 싶은 마을이 늘어났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슬라이드 쇼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슬라이드 쇼는 MUJI BGM을 소개하기 위해 주식회사 양품기획이 제작·공개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주)양품계획에 속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용도 외에 사용 및 배포는 금지합니다.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BGM5]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

[BGM3] 지중해의 십자로 시칠리아섬

[BGM15] 음악가에게 상냥한 도시, 프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