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칼럼] 쓰레기 줍기는 스포츠

게시:

쓰레기 줍기는 스포츠

스포츠의 계절, 가을. 일본에서는 내년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어, 이번 가을에는 그 어느 해보다도 더 스포츠에 대한 열기가 높은 듯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새로운 스포츠 경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거리를 경기 구간으로 지정하고, 스포츠로써 쓰레기를 얼마나 줍는지 겨루는 『스포GOMI*』입니다. 스포츠의 힘으로 거리를 깨끗하게 바꾸기만 하는 게 아니라, 환경에 대한 관심 변화도 이끌어내고, 사람과 사람이 실제 공간에서 만나게 하여 지역과 시민의 힘을 길러주는 효과도 있다고 하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GOMI: 쓰레기를 의미하는 일본어(ゴミ)를 영어로 쓴 것.

 

스포츠×쓰레기 줍기

스포GOMI는 3~5명이 한 팀이 되어 60분 동안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지 겨루는 스포츠입니다. 팀 경기이며, 제한 시간을 정해두고 쓰레기에 점수를 부여합니다. 단지 이런 조건만으로도 참가자는 어느새 푹 빠져들어 쓰레기를 찾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쓰레기를 발견하고 기뻐하지만, 이내 쓰레기가 그 자리에 있던 사실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하고,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체험은 환경문제를 마음에 새기게 되는 계기가 되어,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크게 변한다고 합니다.

대회는 소셜 스포츠 이니셔티브에서 주관합니다. 스포GOMI 규칙 작성을 비롯해, ‘스포츠를 통해서 나라와 지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일반 사단법인입니다.

 

달리면서 겸사겸사 쓰레기를 줍던 활동에서

스포GOMI는 대표이사인 마미츠카 켄이치 씨가 아침마다 하던 달리기 운동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졌습니다. 발안 당시에 마미츠카 씨는 요코하마 시에서 살았는데, 이른 아침에 달리면서 길가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의 양을 보니 신경이 쓰였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동네니까, 자신이 있는 장소만이라도 깨끗하게 하자는 생각에서 쓰레기 줍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냥 줍기만 해서는 재미가 없으니, 달리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주워보기도 하고, 대퇴근의 움직임을 신경 쓰면서 주워보기도 했습니다. 쓰레기를 ‘타깃’이라 생각하고 주우니 재미있어졌고, “스포츠로 발전시켜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규칙을 만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2008년 5월, 제1회 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8개 대학을 모아 연 대학교 대항 시합이었습니다. 일본여자체육대학의 농구부 팀이 이 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우승 팀을 상대로 한 인터뷰에서 ‘왜 쓰레기 줍기 대회에 참가했는가’ 하는 질문을 받은 대학생이 “스포츠니까요. 팀원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요.”라고 대답한 것을 듣고 뚜렷한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우승 가능한 규칙

시합 승패를 가르는 기준은 쓰레기양과 무게만이 아닙니다. 쓰레기 종류에 따라 포인트가 정해져 있고, 그 포인트와 중량을 곱해서 득점을 산출해냅니다. 예를 들어, 같은 100g이라면, 가연성 쓰레기는 10포인트, 불연성 쓰레기는 5포인트, 재활용 가능 쓰레기인 페트병은 15포인트 등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줍기 힘들고 가벼운 담배꽁초는 100g에 100포인트로 높게 잡혀 있어, 연령에 상관없이 다양한 세대에서 참가할 수 있고, 어린이와 어르신도 우승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쓰레기를 통해 보이는 것

지역이나 나라별 특색에 따라 다르게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에 대응하고자 특별한 지역 규칙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가고시마 현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처리하지 못해 난처해하고 있는 화산재도 쓰레기로 분류되고, 시즈오카 현 미호 반도의 마츠바라에서는 해안가에 떨어져 있는 소나무 가지도 대상에 포함됩니다. 해수욕장에서 개최할 때에는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에 포인트를 높게 부여합니다. 해외 첫 개최 대회가 된 러시아 톰스크 주 대회에서는, 공원 풀숲에 커다란 타이어가 버려져 있는 경우도 있는 지역 특색을 고려해 ‘대형 쓰레기도 가능’한 것으로 규칙을 변경하였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참가자 100명이 총 1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모아왔다고 합니다. 또, 파나마에서 대회를 열었을 때는 정부 측에서 ‘빨대에 높은 포인트를 부여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거리를 걸어보니 가는 곳마다 빨대가 버려져 있어, 무엇이든 빨대를 사용하여 마시는 생활 습관이 그대로 쓰레기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쓰레기 줍기를 하면서 보이게 되는 이러한 지역 과제를 참가자들이 깨달으면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가는 것이겠지요.

 

대회 마다 드라마가 있다.

총 개최 수 746대회, 총 참가자 수 88,000명(2018년 12월 기준)까지 확대된 스포GOMI. 여기엔 여러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아이치현에 있는 중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의 「수학여행으로 도쿄에 갔을 때, 올림픽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시키고 싶다」라는 제안에 따라 오다이바에서 스포GOMI를 체험. 수학여행이 끝난 뒤 실시된 앙케이트에서 「가장 좋았던 일은?」라는 질문에 무려 2/3명의 학생이 「스포GOMI」였다고 답변하였습니다.

도쿄 아라카와 구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생의 졸업전에 체험학습으로 스포GOMI를 참가하였습니다만, 우승한 감동으로 우는 학생도 있었고, 그것을 본 학부모 역시 눈물을 쏟기 시작해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또한 오다구의 초등학교에서는 대회가 끝난 뒤, 「쓰레기를 줍는 것은 스포츠다」라는 표어를 아이들이 흥얼거리며 귀가하였습니다. 스포GOMI에 참가한 것으로 아이들의 가슴속에 무언가가 새겨진 것이겠지요. 이러한 아이들에게 미친 영향이 「장래에 지속적인 사회공헌 화동으로 연결된다」고 마미즈카씨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

“눈 앞의 쓰레기를 남의 일이 아닌 자기일로 생각하게 되었을 때, 처음으로 생활과 연결된다.”고 마미즈카 씨가 이야기합니다. 확실히 쓰레기 문제는 생활의 연장선에 있는 것. 그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는 것이 스포GOMI일 것입니다.

이런 새로운 스포츠에 여러분도 도전해보는 것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