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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경음악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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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Back Ground Music)은 어떤 일을 하면서 듣는 ‘배경이 되는 음악’을 말합니다. 공기를 부드럽게 감싸며 담담하게 귀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편안한 음악은 장소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기분을 바꾸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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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11번 녹음 모습. 하와이의 스튜디오. 사진은 故조지 나오페(George Naope)

 

 

 

 

 

 

 

MUJI의 매장에서도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음악은 MUJI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매년 테마와 국가를 정해 현지에서 녹음을 합니다. 각 나라의 전통 음악을 선곡한 뒤, 원곡을 도서관이나 인터넷에서 찾고, 각국의 톱 아티스트에게 연주를 부탁합니다. 이미 13장의 앨범을 만들었는데요, 그 중에도 시칠리아, 하와이,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의 테마가 있는 음악은 많은 인기를 얻어 일본에서는 각 2만 장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실은 이 CD에 조그만 비밀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펜타토닉(Pentatonic)이라는 옛 음계에 주목했다는 것입니다. 현대 음악은 ‘도레미파솔라시’로 이루어진 7음계로 되어 있지만 펜타토닉은 ‘파’와 ‘시’가 없는 5음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옛 민요와 전통음악에서 사용하는 익숙하고 안정된 음계입니다. MUJI에서는 이 요소를 가지고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100년, 2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하고, 사랑받은 선율을 찾고 있습니다.

 

BGM 8번 녹음 모습. 스웨덴 스톨홀름의 스튜디오.
BGM 8번 녹음 모습.
스웨덴 스톨홀름의 스튜디오.

 

그뿐 아니라 음질도 신경 써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음악 재생을 위해 매장에서는 매장용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음질의 음악이 매장 안에서 흘러나온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매장 안에는 잡음이 많습니다. 매장의 잡음 속에서도 소리가 깨끗하게 들릴 수 있도록 악기편성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믹스다운(Mix down)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음악에는 연주하는 사람의 생각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그 생각 하나 하나가 음악입니다. 비록 매장의 배경음악이지만 녹음 스튜디오에서 담아온 뮤지션의 생각이나 음악의 내용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방송 시스템과 미디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세심하게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음 하나 하나를 섬세하게 갈고 닦으며 연주자의 생각과 듣는 사람의 감성을 연결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BGM 15번 녹음 모습. 체코 프라하 교외에 위치한 스튜디오.
BGM 15번 녹음 모습.
체코 프라하 교외에 위치한 스튜디오.

 

한 시대 속에서 폭발적으로 히트한 음악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음악은 시대와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편, 꾸준히 사랑받아 온 음악은 사람들의 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갑니다. 그것은 ‘피’라고 말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 ‘피’가 되는 선율은 국가를 초월하여 사람들의 몸 속에 있는 기억을 일깨워줍니다. 듣기 편안한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온화하게 만들어주고, 풍요롭게 해 줄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을 어떻게 느끼셨나요? 또한, 여러분에게 있어서 편안한 음악이란 어떤 것인가요? 자유롭게 의견을 들려주세요.

[칼럼]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

게시:

오늘부터 4주에 걸쳐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시리즈를 전해드립니다.
각 BGM을 수록한 장소와,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무인양품의 BGM에 대한 내용은 과거 칼럼, [배경음악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MUJI BGM은 강남점 한정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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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한 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하와이안 우쿨렐레, 브라질의 쇼로, 스페인의 플라멩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탱고 등이 조용한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쿠바와 자메이카 서쪽에 위치한 카리브해의 작은 섬, MUJI BGM 5를 수록한 푸에르토리코를 히바로 음악과 함께 소개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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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풍경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본래 ‘보리켄(용맹한 군주의 나라)’라는 이름이었습니다. 그 후, 스페인을 시작으로 이 곳에 상륙한 유럽인들은 이 섬을 산 후안(세인트 요한)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구시가지를 푸에르토리코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당시 지도를 제작하던 사람이 실수로 이름을 바꿔 적어서 지금은 섬을 푸에르토리코, 구시가지를 산 후안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정도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여있으며 제주도 다섯 배 정도의 작은 면적 속에서 풍부한 문화를 빚어내는 작지만 아름다운 섬 푸에르토리코. 이 곳에는 캐리비안 리듬인 살사와 아프리카 초원의 봄바, 브레너, 스페인의 영향이 짙은 단사노 등 다채로운 리듬과 음악이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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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의 전통 악기 콰트로는 복현 5코스의 독특한 악기

 

 

수많은 푸에르토리코의 음악 중에서 MUJI BGM5에는 히바로 음악을 수록했습니다.

많은 푸에르토리칸은 자신을 「히바로」라고 부릅니다. 원래 히바로란 푸에르토리코의 산간 지방에 사는 스페인계의 농민을 의미합니다만, 지금은 푸에르토리칸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명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농민들이 오랫동안 불러 온 히로바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복현 5코스, 10현을 가진 콰트로라는 이 섬만의 독특한 악기입니다. 콰트로는 일반적으로는 라틴아메리카의 4현 기타를 부르는 명칭이지만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독자적으로 발달한 10현 악기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카리브 음악은 섬마다 다채로운 음색을 가지고 있어 귀가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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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트로 프로 연주자, 프로디히오 클라우디오씨

 

푸에르토리코 콰트로 연주자 중 쌍벽을 이루는 두 사람, 에드윈 콜론 사야스와 프로디히오 클라우디오. 이번 수록작업에는 프로디히오 클라우디오씨가 MUJI BGM의 기획에 참여했습니다. 꽤나 강한 얼굴과 큰 체구를 가진 그이기에 처음 보았을 때 콰트로 연주가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콰트로는 복현 기타로(현이 두 겹으로 되어있는 기타) 현 사이가 좁아 다루기 힘든 악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매우 큰 손가락을 가지고 있어서 콰트로의 명 연주자, 프로디히오라고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연주를 시작하자, 큰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오는 파워풀하고 나긋나긋한 멜로디에 스태프들이 탄성을 질렀습니다. 사진에는 조금 손이 흔들려 나왔습니다. 양 손가락의 빠른 움직임을 셔터 스피드가 따라잡기 못했기 때문인데요, 이것으로 그의 연주 속도를 짐작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조금 낯선 푸에르토리코의 음악.

오늘은 그 곳의 풍경과 함께 히바로의 전통 음악 Joropo를 히바로, 프레디히오 두 사람의 연주로 즐겨보세요.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슬라이드 쇼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슬라이드 쇼는 MUJI BGM을 소개하기 위해 주식회사 양품기획이 제작·공개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주)양품계획에 속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용도 외에 사용 및 배포는 금지합니다.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BGM3] 지중해의 십자로 시칠리아섬

[BGM9] 칸초네 나폴리타나

[BGM15] 음악가에게 상냥한 도시, 프라하

[칼럼]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 지중해의 십자로 시칠리아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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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에 걸쳐 전해드리는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시리즈.
각 BGM을 수록한 장소와,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무인양품의 BGM에 대한 내용은 과거 칼럼, [배경음악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MUJI BGM은 강남점 한정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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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이번 회에는 MUJI BGM3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섬을 소개해 드립니다. 일본 J-WAVE 음악방송 「SAUDE·SAUDADE」 프로듀서인 나카하라 히토시씨가 집필한 글과 사진을 함께 보내드리니,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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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미나(Taormina)의 해안선
 

장화 모양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발 끝 근처에 있는 시칠리아 섬. 「대부」, 「시네마천국」, 「그랑블루」등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아름답게 담은 명작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티레니아해(Tyrrhenian sea)와 이오니아해(Ionian Sea)에 접해있는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의 시칠리아섬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거리는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며, 바쁜 일상에 지쳐있던 이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바꿔줍니다. 갓 잡은 어패류와 눈부신 태양을 쬐며 자라난 야채를 사용한 오가닉 요리의 꾸밈없는 맛은 사람들의 혀를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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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 대합, 갯가재 파스타

 

제주도의 약 14배의 면적을 자랑하는 시칠리아 섬은 기원 전부터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지중해의 십자로’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지금은 이탈리아의 일부이지만, 전에는 페니키아인, 그리스인, 로마인, 북아프리카의 아랍인, 바이킹의 후손인 노르만족 등 다양한 민족이 이 아름다운 섬을 가지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문화의 흔적들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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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트로 그레코 (그리스극장)

 

 

시칠리아의 음악

시칠리아가 중심이 되는 이탈리아의 트래드 뮤직 (그 지방에 옛날부터 전해오는 대중 음악)을 모은 「BGM3」. 시칠리아의 역사로 유추할 수 있듯이 시칠리아 음악 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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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르테트 드 보니스 ( Quartet V. De Bonis )
 

시칠리아 음악은 클래식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아랍 등의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다채로운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들의 믹스매치를 통해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만이 남아,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울림을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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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포크 타오르미나(Compagnia Folk Taormina)
 

시칠리아 섬의 온난한 기후, 밝고 붙임성 있는 사람들의 기질을 반영한 듯 평온한 천연 소재의 음악. 하지만, 그 뒤에는 슬픈 색채도 감돌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시칠리아로 이주한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다난한 역사에 시달린 경험들이 지층처럼 쌓인 곳에서 태어난 음악이기 때문일까요? 그래서인지 조금은 슬프고 씁쓸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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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타우리 이(Minotauri Ii)

 

「BGM3」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시칠리아 섬의 풍부한 음악 전통을 이어 받아 기성 음악산업의 틀에서 거리를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상품으로 포장해 파는 것보다 ‘먹고, 자고, 사랑을 나누는’ 일상생활의 일부인 음악을 연주하고,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실력이 기성 음악산업 기준에 미달하지는 않습니다.

 

시칠리아의 보물 치코 시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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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 시모네

 

피아니스트인 치코 시모네는 17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음악학원에서 유학했습니다. 1930년대에는 빅밴드를 이끌며 아메리카 전역을 돌며 공연했으며, 베니 굿맨(Benny Goodman), 진 크루파(Gene Krupa) 등 스윙 재즈의 대가들과 공연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합니다. 고향인 시칠리아 섬 타오르 미나에 돌아온 치코는 마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유럽 각지를 돌아다녔으며, 많은 뮤지션을 육성했습니다. 또한, 영화 「그랑 블루」에도 배우로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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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 시모네 자택 마당에서
 

시칠리아 음악계의 “지도자”라 불리는 명사이지만,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피아노을 연주하는 것이 싫어 레코딩 의뢰가 와도 전부 거절했습니다. 치코가는 편안한 공간에서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뮤지션의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타오르 미나의 유서 깊은 명문 호텔 「상 도메니코 팰리스」의 바, 라운지에서 밤마다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치코 시모네에게는 또 다른 면이 숨어있습니다. 시칠리아 섬 수영대회에서 우승했으며, 보스턴 마라톤 및 다양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노인이 된 후에도 경보 선수권에서 우승했을 뿐 아니라 트라이 애슬론 대회에서 완주를 했으며, 90세에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계단 오르기에 성공한 놀라운 현역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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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의 자전거

 

백과사전 정도로 두꺼운 전기가 나올 듯 한 치코 시모네와 지금도 피아니스트로 활동중인 그의 동생, 아멜리아 시모네, 시칠리아섬의 전통음악에 싱싱한 심장박동을 불어 넣는 20대의 뮤지션들까지 다양한 세대의 음악인들이 모여 만든 것이「BGM3」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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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 시모네

 

「BGM3」 속에는 대량 생산되는 음악과 다른, 일상 속에서 숨쉬는 음악이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시칠리아가 키운 음악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처럼 오늘도, 내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있습니다.

(나카하라 히토시)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슬라이드 쇼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슬라이드 쇼는 MUJI BGM을 소개하기 위해 주식회사 양품기획이 제작·공개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주)양품계획에 속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용도 외에 사용 및 배포는 금지합니다.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BGM5]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

[BGM9] 칸초네 나폴리타나

[BGM15] 음악가에게 상냥한 도시, 프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