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 지중해의 십자로 시칠리아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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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에 걸쳐 전해드리는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시리즈.
각 BGM을 수록한 장소와,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무인양품의 BGM에 대한 내용은 과거 칼럼, [배경음악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MUJI BGM은 강남점 한정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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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이번 회에는 MUJI BGM3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섬을 소개해 드립니다. 일본 J-WAVE 음악방송 「SAUDE·SAUDADE」 프로듀서인 나카하라 히토시씨가 집필한 글과 사진을 함께 보내드리니,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타오르미나(Taormina)의 해안선
장화 모양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발 끝 근처에 있는 시칠리아 섬. 「대부」, 「시네마천국」, 「그랑블루」등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아름답게 담은 명작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티레니아해(Tyrrhenian sea)와 이오니아해(Ionian Sea)에 접해있는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의 시칠리아섬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거리는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며, 바쁜 일상에 지쳐있던 이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바꿔줍니다. 갓 잡은 어패류와 눈부신 태양을 쬐며 자라난 야채를 사용한 오가닉 요리의 꾸밈없는 맛은 사람들의 혀를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홍합, 대합, 갯가재 파스타
제주도의 약 14배의 면적을 자랑하는 시칠리아 섬은 기원 전부터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지중해의 십자로’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지금은 이탈리아의 일부이지만, 전에는 페니키아인, 그리스인, 로마인, 북아프리카의 아랍인, 바이킹의 후손인 노르만족 등 다양한 민족이 이 아름다운 섬을 가지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문화의 흔적들을 남겼습니다.
테아트로 그레코 (그리스극장)
시칠리아의 음악
시칠리아가 중심이 되는 이탈리아의 트래드 뮤직 (그 지방에 옛날부터 전해오는 대중 음악)을 모은 「BGM3」. 시칠리아의 역사로 유추할 수 있듯이 시칠리아 음악 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콰르테트 드 보니스 ( Quartet V. De Bonis )
시칠리아 음악은 클래식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아랍 등의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다채로운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들의 믹스매치를 통해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만이 남아,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울림을 자아냅니다.
컴퍼니 포크 타오르미나(Compagnia Folk Taormina)
시칠리아 섬의 온난한 기후, 밝고 붙임성 있는 사람들의 기질을 반영한 듯 평온한 천연 소재의 음악. 하지만, 그 뒤에는 슬픈 색채도 감돌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시칠리아로 이주한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다난한 역사에 시달린 경험들이 지층처럼 쌓인 곳에서 태어난 음악이기 때문일까요? 그래서인지 조금은 슬프고 씁쓸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미노타우리 이(Minotauri Ii)
「BGM3」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시칠리아 섬의 풍부한 음악 전통을 이어 받아 기성 음악산업의 틀에서 거리를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상품으로 포장해 파는 것보다 ‘먹고, 자고, 사랑을 나누는’ 일상생활의 일부인 음악을 연주하고,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실력이 기성 음악산업 기준에 미달하지는 않습니다.
시칠리아의 보물 치코 시모네
치코 시모네
피아니스트인 치코 시모네는 17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음악학원에서 유학했습니다. 1930년대에는 빅밴드를 이끌며 아메리카 전역을 돌며 공연했으며, 베니 굿맨(Benny Goodman), 진 크루파(Gene Krupa) 등 스윙 재즈의 대가들과 공연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합니다. 고향인 시칠리아 섬 타오르 미나에 돌아온 치코는 마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유럽 각지를 돌아다녔으며, 많은 뮤지션을 육성했습니다. 또한, 영화 「그랑 블루」에도 배우로 출연했습니다.
치코 시모네 자택 마당에서
시칠리아 음악계의 “지도자”라 불리는 명사이지만,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피아노을 연주하는 것이 싫어 레코딩 의뢰가 와도 전부 거절했습니다. 치코가는 편안한 공간에서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뮤지션의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타오르 미나의 유서 깊은 명문 호텔 「상 도메니코 팰리스」의 바, 라운지에서 밤마다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치코 시모네에게는 또 다른 면이 숨어있습니다. 시칠리아 섬 수영대회에서 우승했으며, 보스턴 마라톤 및 다양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노인이 된 후에도 경보 선수권에서 우승했을 뿐 아니라 트라이 애슬론 대회에서 완주를 했으며, 90세에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계단 오르기에 성공한 놀라운 현역 선수입니다.
치코의 자전거
백과사전 정도로 두꺼운 전기가 나올 듯 한 치코 시모네와 지금도 피아니스트로 활동중인 그의 동생, 아멜리아 시모네, 시칠리아섬의 전통음악에 싱싱한 심장박동을 불어 넣는 20대의 뮤지션들까지 다양한 세대의 음악인들이 모여 만든 것이「BGM3」입니다.
아멜리아 시모네
「BGM3」 속에는 대량 생산되는 음악과 다른, 일상 속에서 숨쉬는 음악이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시칠리아가 키운 음악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처럼 오늘도, 내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있습니다.
(나카하라 히토시)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슬라이드 쇼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슬라이드 쇼는 MUJI BGM을 소개하기 위해 주식회사 양품기획이 제작·공개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주)양품계획에 속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용도 외에 사용 및 배포는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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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