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칼럼]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 지중해의 십자로 시칠리아섬

게시:

4주에 걸쳐 전해드리는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시리즈.
각 BGM을 수록한 장소와,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무인양품의 BGM에 대한 내용은 과거 칼럼, [배경음악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MUJI BGM은 강남점 한정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sound_120321_img01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이번 회에는 MUJI BGM3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섬을 소개해 드립니다. 일본 J-WAVE 음악방송 「SAUDE·SAUDADE」 프로듀서인 나카하라 히토시씨가 집필한 글과 사진을 함께 보내드리니,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sound_120321_img02

타오르미나(Taormina)의 해안선
 

장화 모양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발 끝 근처에 있는 시칠리아 섬. 「대부」, 「시네마천국」, 「그랑블루」등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아름답게 담은 명작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티레니아해(Tyrrhenian sea)와 이오니아해(Ionian Sea)에 접해있는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의 시칠리아섬은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거리는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며, 바쁜 일상에 지쳐있던 이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바꿔줍니다. 갓 잡은 어패류와 눈부신 태양을 쬐며 자라난 야채를 사용한 오가닉 요리의 꾸밈없는 맛은 사람들의 혀를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sound_120321_img03

홍합, 대합, 갯가재 파스타

 

제주도의 약 14배의 면적을 자랑하는 시칠리아 섬은 기원 전부터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지중해의 십자로’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지금은 이탈리아의 일부이지만, 전에는 페니키아인, 그리스인, 로마인, 북아프리카의 아랍인, 바이킹의 후손인 노르만족 등 다양한 민족이 이 아름다운 섬을 가지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문화의 흔적들을 남겼습니다.

 

sound_120321_img04

테아트로 그레코 (그리스극장)

 

 

시칠리아의 음악

시칠리아가 중심이 되는 이탈리아의 트래드 뮤직 (그 지방에 옛날부터 전해오는 대중 음악)을 모은 「BGM3」. 시칠리아의 역사로 유추할 수 있듯이 시칠리아 음악 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sound_120321_img05

콰르테트 드 보니스 ( Quartet V. De Bonis )
 

시칠리아 음악은 클래식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아랍 등의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다채로운 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들의 믹스매치를 통해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만이 남아,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울림을 자아냅니다.

 

sound_120321_img06

컴퍼니 포크 타오르미나(Compagnia Folk Taormina)
 

시칠리아 섬의 온난한 기후, 밝고 붙임성 있는 사람들의 기질을 반영한 듯 평온한 천연 소재의 음악. 하지만, 그 뒤에는 슬픈 색채도 감돌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시칠리아로 이주한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다난한 역사에 시달린 경험들이 지층처럼 쌓인 곳에서 태어난 음악이기 때문일까요? 그래서인지 조금은 슬프고 씁쓸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sound_120321_img07

미노타우리 이(Minotauri Ii)

 

「BGM3」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시칠리아 섬의 풍부한 음악 전통을 이어 받아 기성 음악산업의 틀에서 거리를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상품으로 포장해 파는 것보다 ‘먹고, 자고, 사랑을 나누는’ 일상생활의 일부인 음악을 연주하고,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실력이 기성 음악산업 기준에 미달하지는 않습니다.

 

시칠리아의 보물 치코 시모네

sound_120321_img08

치코 시모네

 

피아니스트인 치코 시모네는 17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음악학원에서 유학했습니다. 1930년대에는 빅밴드를 이끌며 아메리카 전역을 돌며 공연했으며, 베니 굿맨(Benny Goodman), 진 크루파(Gene Krupa) 등 스윙 재즈의 대가들과 공연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합니다. 고향인 시칠리아 섬 타오르 미나에 돌아온 치코는 마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유럽 각지를 돌아다녔으며, 많은 뮤지션을 육성했습니다. 또한, 영화 「그랑 블루」에도 배우로 출연했습니다.

 

sound_120321_img09

치코 시모네 자택 마당에서
 

시칠리아 음악계의 “지도자”라 불리는 명사이지만,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피아노을 연주하는 것이 싫어 레코딩 의뢰가 와도 전부 거절했습니다. 치코가는 편안한 공간에서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뮤지션의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타오르 미나의 유서 깊은 명문 호텔 「상 도메니코 팰리스」의 바, 라운지에서 밤마다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치코 시모네에게는 또 다른 면이 숨어있습니다. 시칠리아 섬 수영대회에서 우승했으며, 보스턴 마라톤 및 다양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노인이 된 후에도 경보 선수권에서 우승했을 뿐 아니라 트라이 애슬론 대회에서 완주를 했으며, 90세에는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계단 오르기에 성공한 놀라운 현역 선수입니다.

 

sound_120321_img10

치코의 자전거

 

백과사전 정도로 두꺼운 전기가 나올 듯 한 치코 시모네와 지금도 피아니스트로 활동중인 그의 동생, 아멜리아 시모네, 시칠리아섬의 전통음악에 싱싱한 심장박동을 불어 넣는 20대의 뮤지션들까지 다양한 세대의 음악인들이 모여 만든 것이「BGM3」입니다.

 

sound_120321_img11

아멜리아 시모네

 

「BGM3」 속에는 대량 생산되는 음악과 다른, 일상 속에서 숨쉬는 음악이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시칠리아가 키운 음악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처럼 오늘도, 내일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있습니다.

(나카하라 히토시)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슬라이드 쇼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슬라이드 쇼는 MUJI BGM을 소개하기 위해 주식회사 양품기획이 제작·공개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주)양품계획에 속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용도 외에 사용 및 배포는 금지합니다.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BGM5]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

[BGM9] 칸초네 나폴리타나

[BGM15] 음악가에게 상냥한 도시, 프라하

주제: , ,

[칼럼]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

게시:

오늘부터 4주에 걸쳐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시리즈를 전해드립니다.
각 BGM을 수록한 장소와,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무인양품의 BGM에 대한 내용은 과거 칼럼, [배경음악 속,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MUJI BGM은 강남점 한정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10308189_683151735067577_2874801685654891245_n1

어쿠스틱한 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하와이안 우쿨렐레, 브라질의 쇼로, 스페인의 플라멩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탱고 등이 조용한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쿠바와 자메이카 서쪽에 위치한 카리브해의 작은 섬, MUJI BGM 5를 수록한 푸에르토리코를 히바로 음악과 함께 소개해보려 합니다.

 

sound_110805_img02

댄스 풍경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본래 ‘보리켄(용맹한 군주의 나라)’라는 이름이었습니다. 그 후, 스페인을 시작으로 이 곳에 상륙한 유럽인들은 이 섬을 산 후안(세인트 요한)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구시가지를 푸에르토리코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당시 지도를 제작하던 사람이 실수로 이름을 바꿔 적어서 지금은 섬을 푸에르토리코, 구시가지를 산 후안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정도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여있으며 제주도 다섯 배 정도의 작은 면적 속에서 풍부한 문화를 빚어내는 작지만 아름다운 섬 푸에르토리코. 이 곳에는 캐리비안 리듬인 살사와 아프리카 초원의 봄바, 브레너, 스페인의 영향이 짙은 단사노 등 다채로운 리듬과 음악이 넘쳐납니다.

 

sound_110805_img03

푸에르토리코의 전통 악기 콰트로는 복현 5코스의 독특한 악기

 

 

수많은 푸에르토리코의 음악 중에서 MUJI BGM5에는 히바로 음악을 수록했습니다.

많은 푸에르토리칸은 자신을 「히바로」라고 부릅니다. 원래 히바로란 푸에르토리코의 산간 지방에 사는 스페인계의 농민을 의미합니다만, 지금은 푸에르토리칸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명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농민들이 오랫동안 불러 온 히로바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복현 5코스, 10현을 가진 콰트로라는 이 섬만의 독특한 악기입니다. 콰트로는 일반적으로는 라틴아메리카의 4현 기타를 부르는 명칭이지만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독자적으로 발달한 10현 악기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카리브 음악은 섬마다 다채로운 음색을 가지고 있어 귀가 즐거워집니다.

 

 sound_110805_img04

콰트로 프로 연주자, 프로디히오 클라우디오씨

 

푸에르토리코 콰트로 연주자 중 쌍벽을 이루는 두 사람, 에드윈 콜론 사야스와 프로디히오 클라우디오. 이번 수록작업에는 프로디히오 클라우디오씨가 MUJI BGM의 기획에 참여했습니다. 꽤나 강한 얼굴과 큰 체구를 가진 그이기에 처음 보았을 때 콰트로 연주가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콰트로는 복현 기타로(현이 두 겹으로 되어있는 기타) 현 사이가 좁아 다루기 힘든 악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매우 큰 손가락을 가지고 있어서 콰트로의 명 연주자, 프로디히오라고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연주를 시작하자, 큰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오는 파워풀하고 나긋나긋한 멜로디에 스태프들이 탄성을 질렀습니다. 사진에는 조금 손이 흔들려 나왔습니다. 양 손가락의 빠른 움직임을 셔터 스피드가 따라잡기 못했기 때문인데요, 이것으로 그의 연주 속도를 짐작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조금 낯선 푸에르토리코의 음악.

오늘은 그 곳의 풍경과 함께 히바로의 전통 음악 Joropo를 히바로, 프레디히오 두 사람의 연주로 즐겨보세요.

 

아래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슬라이드 쇼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 슬라이드 쇼는 MUJI BGM을 소개하기 위해 주식회사 양품기획이 제작·공개한 것입니다.
저작권은 (주)양품계획에 속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용도 외에 사용 및 배포는 금지합니다.

[무인양품의 BGM을 찾아서]

[BGM3] 지중해의 십자로 시칠리아섬

[BGM9] 칸초네 나폴리타나

[BGM15] 음악가에게 상냥한 도시, 프라하

주제: , ,

[칼럼] 무인양품으로 즐거운 활동-즐겁게 만들면 재미난 물건이 만들어져요-

게시:

0525_01

목재 파편으로 만든 장식물. 나무, 새 등 다섯가지 모양을 호두나무와 떡갈나무 두 가지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POOL해서 LOOP하는 즐거운 물건 만들기

물건 만들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천과 조각, 유통 과정에서 상처가 나거나 오염되어 판매가 불가능해진 상품. 그런 것들을 POOL해서 다양한 기업과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재생하는 활동인 POOL프로젝트.
왼쪽에서부터 읽으면 POOL(모으다). 오른쪽부터 읽으면 LOOP(순환하다) – 프로젝트 이름에 담긴 마음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첫번째 활동은 오리지널 디자인의 생지를 이용한 옷 만들기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 씨에게 감수를 부탁했습니다. 제1탄으로 독창적인 천으로 유명한 텍스타일 브랜드, NUNO의 협력도 받아 자투리 천을 재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자투리 천들을 즐겁게 이어 새로운 스툴 커버로 재탄생시켰습니다.

 

0530_02

2014년 9월에 판매한 너도밤나무 소재 스툴 커버. 천조각으로 즐겁게 이어붙인 패치워크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판매종료)
 

제2탄에서는, 가구를 만드는 공장에서 나온 목재 파편들을 이용해 장식물을 제작했습니다. 또한 얼룩과 검은 점이 있어 상품으로 쓸 수 없었던 칫솔 스탠드에 금색, 은색의 별 모양을 넣어 다시 구워 크리스마스를 장식하는 상품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0530_01

랜덤하게 별을 찍어 다시 구운 칫솔 스탠드 (판매종료)

 

무인양품은 상품 서비스뿐 아니라 사회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것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필요없어진 물건 속에 담겨진 즐거움을 발견해 사람과 기업을 잇고, 사람의 손을 통해 물건이 재생되는 모든 과정이었습니다.

무인양품은 앞으로도 필요가 없어진 다양한 물건들을 재생하고자 합니다. 이런 물건들을 삶 속에서 즐기며 사용해주셨으면 합니다.

주제: ,

[칼럼] 무인양품으로 즐거운 활동-즐겁게 만들면 재미난 물건이 만들어져요-

게시:

0525_01

목재 파편으로 만든 장식물. 나무, 새 등 다섯가지 모양을 호두나무와 떡갈나무 두 가지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POOL해서 LOOP하는 즐거운 물건 만들기

왼쪽에서부터 읽으면 POOL(모으다). 오른쪽부터 읽으면 LOOP(순환하다) – 프로젝트 이름에는 그런 마음을 담아보았습니다. 물건 만들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천과 조각, 유통 과정에서 상처가 나거나 오염되어 판매가 불가능해진 상품. 그런 것들을 POOL해서 다양한 기업과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재생하는 활동인 POOL프로젝트.
이 프로젝트의 활동을 시작하며, 오리지널 디자인의 생지를 이용한 옷 만들기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 씨에게 감수를 부탁했습니다. 제1탄은, 독창적인 천으로 유명한 텍스타일 브랜드, NUNO의 협력도 받아 자투리 천을 재생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자투리 천들을 즐겁게 이어 새로운 스툴 커버로 재탄생시켰습니다.

 

0530_02

2014년 9월에 판매한 너도밤나무 소재 스툴 커버. 천조각으로 즐겁게 이어붙인 패치워크가 호평을 받았습니다. (판매종료)
 

제2탄에서는, 가구를 만드는 공장에서 나온 목재 파편들을 이용해 장식물을 제작했습니다. 또한 얼룩과 검은 점이 있어 상품으로 쓸 수 없었던 칫솔 스탠드에 금색, 은색의 별 모양을 넣어 다시 구워 크리스마스를 장식하는 상품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0530_01

랜덤하게 별을 찍어 다시 구운 칫솔 스탠드 (판매종료)

 

무인양품은 상품 서비스뿐 아니라 사회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것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필요없어진 물건 속에 담겨진 즐거움을 발견해 사람과 기업을 잇고, 사람의 손을 통해 물건이 재생되는 모든 과정이었습니다.

무인양품은 앞으로도 필요가 없어진 다양한 물건들을 재생하고자 합니다. 이런 물건들을 삶 속에서 즐기며 사용해주셨으면 합니다.

 

주제: ,

[칼럼] 가상 현실의 세계

게시:

column141105_img01

버츄얼 리얼리티 (Virtual Realty). 한국어로 번역하면 ‘가상 현실’. 컴퓨터 그래픽(CG)과 음향 효과를 이용해 만들어낸 현실감 있는 세계를 시각과 청각을 통해 유사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 가상 현실 세계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기기의 등장을 통해 비약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SF 영화속에서 보면 가상 현실의 세계가 이젠 현실 속으로 점점 들어오고 있지요. 이번 회에서는, 현실과 비현실 세계의 구분이 모호해지게 만드는 가상 현실에 초점을 맞춰보려 합니다.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column141105_img02

지금까지 2차원의 화면 위에서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가상의 세계. 그것을 ‘유사 체험’ 레벨까지 진화시킨 것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 시야를 가리는 물안경 같은 형태의 모니터입니다. 이것을 쓰면 화면이 시야에 가득 차게 됩니다. 캄캄한 공간에서 영화 스크린을 보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화면을 볼 때 가장 놀라운 점은, 시야를 360도 전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다’는 감각을 넘어 ‘그 곳에 있다’는 감각에 더 가깝습니다. 이 기기를 통해 가상현실 세계에 푹 빠질 수 있는 ‘몰입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차원을 체험하다

column141105_img03

그 곳에 있는 듯한 영상을 즐길 수 있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입니다만, 기계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컨텐츠, 이 화면을 사용한 ‘무엇을 볼 수 있는가’겠지요.

가상 현실 중 가장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는 분야는 CG로 구축한 게임 세계입니다. 자동차 레이싱이나 슈팅 게임, 롤플레잉 게임 등은 특히 다른 세계를 체험하는 느낌이 더욱 생생합니다.  함께 주목 받는 분야가 ‘360도 화면’입니다. 영화나 TV와 다르게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에서는 앞뒤 좌우, 천정까지 포함해 350도 시야가 확보됩니다. 아프리카 사반나를 찍은 영화를 이것으로 본다면 정면에는 사자가, 옆에는 얼룩말 무리가, 고개를 돌리면 기린이 나뭇잎을 따먹고 있고 하늘에는 독수리가 커다란 호를 그리며 날고 있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다이나믹한 영상을 통해 우리는 마치 그 곳에 있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가상현실이 제공할 수 있는 것

CG를 사용한 게임은 물론, 주택과 맨션의 버츄얼 모델 룸, 해외여행 홍보 영상, 뮤지션 프로모션 영상 등 다양한 반면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몸을 움직이기 어려워 계속 누워있는 생활을 하는 노인을 위해 고향 풍경을 360도 화면으로 촬영해서 보여줄 수 있는 ‘버츄얼 귀경’ 같은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려되는 점

다른 차원에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버츄얼 리얼리티입니다만, 아직 인류가 체험한 적 없는 신기술이기에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집에 틀어박혀 있을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또 장시간 가상 세계에 몰두하면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미지의 세계이기에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앞으로는 시각뿐만이 아닌 청각, 촉각 모두가 혼합되어 가상 현실은 더욱 진화할 것입니다. 목소리는 물론, 냄새와 물건을 만졌을 때 촉감까지 재현하게 되면 거의 현실과 구별하기 어려운 가상 현실이 탄생합니다. 그 때, 이 미지의 기술은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신중하게 검증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러한 혁신적 테크놀로지는 일단 세상에 나오게 되면 폭발적으로 확산되어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다반사입니다. 이미 휴대전화나 인터넷이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가상 현실도 머지 않아 일상 속으로 파고들겠지요. 이 때, 우리들은 어떻게 이 테크놀로지와 마주해야 할까요? 조금 이른 것 같지만 지금부터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백 년 전의 인류가 우리 생활을 본다면 아마 SF와 같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인류는 혁신적인 기술을 놀라울 정도로 잘 사용해 왔습니다. 「현실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새로운 명제를 우리에게 던져주는 최첨단 가상 현실. 그것을 어떤 식으로 가치있게 만들지는,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있는 듯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가상 현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주제: ,

[칼럼] 과학으로 웃어보자

게시: 2016.06.13

column150204_img01

‘과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가 강하고, 유머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이 난해한 과학의 세계와 유머를 접목시켜, 새로운 화학반응을 일으킨 것이 노벨상의 패러디로 잘 알려진 ‘이그노벨상’입니다. 그다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국도 세 명의 국내 수상자가 있지요. 수상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 영국, 일본 순이라고 하네요.
이번에는 유머와 위트가 있으면서 약간의 풍자가 섞인 이 이벤트에 초점을 맞춰보았습니다.

 

또 하나의 노벨상

column150204_img02

1901년, 다이너마이트의 발명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노벨상(Nobel Prize)입니다. 이 상은 물리학, 화학, 생리학, 문학, 평화, 경제학 분야에서 인류에 크게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됩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수상자 발표는 10월 초에 이루어집니다만, 그보다 한 달 전인 9월 중순에 노벨상의 권위를 비웃는 듯한 특이한 상이 발표됩니다. 이것이 이그노벨상인데요, 이그노벨상이란 ‘Ignoble(불명예스러운)’이라는 영어 단어와 Nobel의 이름을 합친, 말장난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직역하면 ‘부끄러운 노벨상’쯤 되겠지요?

 

웃음의 정신
이그노벨상에는 선정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을 웃게 하며, 생각하게 하는 연구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웃음의 정신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이 하버드 대학의 샌더스 극장에서 개최되는 수상식입니다. 노벨상은 식을 거행하기 전에 스웨덴 왕실에 경의를 표하는데요, 이그노벨상은 스웨덴 스타일의 미트볼에 경의를 표하며 장난스럽게 식을 시작합니다.
또,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스피치 시간은 단 60초입니다. 스피치 할 때는 의무적으로 사람들을 웃겨야 하며, 제한시간을 넘으면 인형 탈을 쓴 8세 정도의 ‘미스 스위티 푸’라는 소녀가 등장해 ‘이제 그만해, 지겨워!’라고 외치면서 스피치를 중단시킨다고 합니다.
수상식 중간에 관객석에서 날아오는 종이비행기를 마대걸리로 정리하는 사람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하버드 대학의 교수라고 하네요. 아무튼, 스톡홀롬의 콘서트 홀에서 이루어지는 장엄함 노벨상 수상식과는 다르게 흥겨움이 넘쳐흐르는 소란스러운 축제 같은 수상식입니다.

 

진지한 연구
column150204_img03

물론 이 상은 단순한 장난은 아닙니다. 수상자는 대부분 훌륭한 연구를 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입니다. 예를 들면, 2014년 ‘인간이 바나나 껍질을 밟으면 왜 미끄러질까?’라는 연구로 물리학상을 수상한 기타자토 대학 교수인 마부치 키요시 또한 엄연히 인공관절의 연구자입니다.
논문을 집필하던 중, 인공 관절이 얼마나 부드러운지를 ‘바나나 껍질이 미끄러지는 정도’에 비유해 보다 문득 ‘왜 바나나 껍질은 미끄러지지?’라는 의문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자료를 알아보니 어디에도 그럴싸한 논문이나 문헌이 없어 직접 확인하기 위해 연구한 결과, 이그노벨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유머라는 양념

2009년에 ‘팬더 똥에서 채취한 세균을 사용한 쓰레기 처리 연구’에서 생물학상을 수상한 故 다구치 후미아키 또한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학자였습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을 조금이라도 연구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부업으로 생활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연구를 시작했으며 이것이 이그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졌습니다. 타구치가 생전에 집필한 ‘이과를 좋아하는 어린이 광장’이라는 책 안에서 축제처럼 떠들썩한 시상식에 참가했던 소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일-연구에는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인생을 즐기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1)라고 말이지요. 또, 앞서 말씀드린 마부치 또한 가나가와 신문의 뉴스 사이트의 인터뷰에서 이그노벨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습니다. ‘노벨상과는 다르게 웃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수상자의 연구는) 왜 이런 연구를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었는가?라고 느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곳에는 과학의 깊이가 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연구를 유머로 감싸안아, 더욱 친숙하게 만들어주는 이그노벨상에는 빛을 보지 못하는 분야의 연구를 우직하게 몰두하는 과학자들에게 빛을 비추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매사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딱딱해지기 쉬운 분야에 유머라는 양념을 뿌려서 그 맛이 풍부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지한 과학을 웃음으로 바꾸는 이그노벨상. 그 위트넘치는 고급스러운 장난 속에는, 마치 우리의 일상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힌트가 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일상 속에서 어떤 ‘즐거움’을 소중히 생각하고 계신가요?

 
※1「이과가 좋은 어린이 광장 제 67화」에서 인용
http://www.rikasuki.jp/rika_no67/rika_no67.htm

 

 

 

 

주제: ,

[칼럼] 편리함과 잘 사귀는 법 –불편을 즐기다-

게시: 2016.06.06

column150114_img01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에 익숙해져 막상 기억하고 있는 번호는 얼마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익숙해져, 안내가 없으면 목적지까지 갈 수 없을 때도 있지요.

삶이 편리해질수록,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 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있습니다. 우리 삶이 빠른 속도로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진보하는 속에서도, 때론 잠시 멈추워 나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꿈의 도구

 

1985년, 어깨에 걸치고 다닐 수 있는 전화가 출시된 후 30년만에 인류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옛날 사람에게 스마트폰은 꿈의 도구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집 밖에서도 전화가 되고, 간단하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으며 어느 곳에서나 쇼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은행 입출금은 덤이지요. 전화가 이 정도까지 편리해졌는데, 요즘은 ‘Wearable’, 즉 몸에 차거나 입는 것에 스마트폰의 기능을 탑재하는 단계로 더욱 발전하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아니 이미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인류의 생활은 어디까지 편리해지는걸까요?

 

 

편리함의 대가

 

column150114_img02

산업 혁명 이후, ‘진보’라는 깃발 아래 인간은 다양한 ‘편리함’을 만들어냈습니다.

철도, 자동차, 비행기, 전화, 텔레비전, 컴퓨터, 인터넷 등, ‘편리’는 우리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주고 생활을 윤택하게 바꿔주었습니다. 이미 이런 문명의 이기가 없는 생활은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지요.

그러나 그 반면에, ‘편리함’의 대가로 잃어버린 것도 있습니다. 자가용을 갖게 된 사람은 잘 걷지 않게 됩니다. 옛 사람에 비해 현대인의 체력은 좀 떨어지지 않을까요?

컴퓨터로 글을 쓰게 되면 한자 같은 것은 손으로 직접 쓸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한 번 편리함을 손에 넣을 때마다 인간의 ‘야성’과 ‘본능’에 가까운 무언가가 조금씩 없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편리하기에 더 바빠진다

 

생활에 여유를 가져다주려했던 ‘편리함’에 휘둘릴 때도 있습니다. 그 예로 휴대폰이 있습니다. 장소에 관계없이 전화를 할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어디서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어디서나 사람들과 이어져 있지만, 그렇기에 답장도 서둘러 하게 됩니다. 평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지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동화 작가 미하일 엔데는 작품 ‘모모’안에서 ‘시간 도둑’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켰습니다.

자신들을 시간 저축 은행이라고 소개하는 회색 남자들이 ‘시간을 저축하면 생명은 배가 된다’고 거짓말을 하며 사람들을 속여 시간을 빼앗습니다.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은 ‘바쁘다 바빠’라며 사람이 바뀐 것 마냥 부지런히 움직이며 돌아다닙니다. 여유롭게 살던 거리의 사람들은 시간 도둑에게 시간을 빼앗겨 여유를 잃어갑니다. 1973년에 발표된 작품이지만, 현대사회를 상징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편리함을 택하는 시대

 

세계 굴지의 IT기업이 자동으로 운전하는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핸들에 손을 대지 않고도 목적지에 갈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또, 인터넷의 진화로 직접 정보를 찾지 않아도, 컴퓨터에게 원하는 정보를 받는 세상이 될 지도 모릅니다.

지금보다 더 빠른 고속 철도가 개통되면 통근이 가능한 지역이 더 넓어질 것이며, 로봇이 집 안에 들어와 가사와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릅니다.

편리해진다는 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반대로 무엇이든 ‘편리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편리함’이 무엇인지, 잘 생각하고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은 아닐까요?

 

 

불편함을 즐기다

 

column150114_img03

때로는 편리함과 거리를 두고 불편함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감사 인사를 메일이나 메시지가 아닌 손으로 써서 보내보는 것이지요.

가장 먼저 마음에 드는 봉투와 편지지를 사고 감사 인사를 쓴 후, 날씨가 좋다면 한 정거장 정도 미리 내려서 두 발로 걸어 편지를 우체통에 넣어 본다는 식으로 말이에요.

이처럼, 조금 수고스러운 것을 일부러 한다면 ‘편리함’과는 다른 윤택함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 ‘기다린다는 것’의 소중함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시간(=눈에 보이지 않는 큰 힘)에 맡긴다는 것이며, 우리 조상들의 삶은 자연히 그러했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진보’ 속에서, 때로는 잠시 멈춘 채 일부러 ‘불편’하게 있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지 모릅니다.

 

여러분께서는 편리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견과 소감을 들려주세요.

[칼럼] 일상을 즐기는 방법

게시: 2016.05.30

요리와 세탁, 수선 등, 자잘한 집안일을 놀이로 즐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직업이 있는 남성입니다. 육아로 바쁜 부인을 도와주기 위해 시작한 요리는 4년 후 400가지가 넘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일상의 놀이’의 다양한 이야기를 야나기야 카로쿠(柳家花緑, 일본 전통 만담가)가 들으러 가 보았습니다.

 

0530_01

집안일이라고 생각하면 싫어진다. 즐기면서 하면 재미있어진다.

 

카로쿠 : 가끔 취미로 요리를 하는 사람은 있지만, 매일 식사를 만들기 시작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이오리 : 이런 말 하기는 조금 부끄러운데요, 58세가 되고 나서 아이가 생겼습니다. 차분한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집사람은 아이 돌보기로 바쁘고, 전 맛있는 것이 먹고싶어서 요리를 해봤는데 이게 꽤 재미있었습니다.

카로쿠 : (사진을 보면서) 이거, 이오리씨가 전부 만든거지요?

이오리 : 네, 4년간 계속 만들고 있는데요, 매일 하는 일이니까 가사라고 생각하면 싫어지기 때문에 즐기면서 하면 재미있습니다.

카로쿠 : 하지만 일반적으로 ‘재미있게 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계속 할 수 있지는 않잖아요?

이오리 : 원래 플라이피싱(제물낚시)이 취미라 밖에서는 먹을 것을 직접 만듭니다. 그게 베이스가 된 것 같습니다.

0525_01

카로쿠 : 그렇군요. 그럼 이렇게 매일 요리를 하게 된 것은 이오리씨에겐 자연스러운 일이었겠네요.

이오리 : 뭐, 결과적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정도까진 하지 않았을거에요. (사진을 보이면서) 제 아들입니다.

카로쿠 : 아, 귀엽네요! 보람이 있으시겠어요.

이오리 :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것을 먹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김이 남으면 조림으로 만들거나, 햇생강을 된장에 절여서 주곤 합니다.

카로쿠 : 그것까지 만드시나요?

이오리 : 시판되는 것들은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기 마련이죠. 직접 만들면 맛있고 저렴한데다 첨가물도 없어요. 한밤중에 술이 마시고 싶어지면 안줏거리로도 딱 좋아요. 그래서 락교를 절여보기도 합니다.

카로쿠 : 그건 육아와는 또 다른 이야기군요. 술을 마시고 싶어서 안줏거리로… 그런 시간은 역시 행복하겠어요.

이오리 : 뭐랄까… 무언가에 집중하게 되면 텐션이 올라가잖아요? 반대로 생각대로 잘 안되면 짜증이 올라올때도 있어요. (웃음)

카로쿠 : 말씀 중 죄송하지만 이 미소(일본 된장) 야채 절임, 먹어도 될까요?

이오리 : 물론이지요. 드셔보세요.

카로쿠 : 이거 정말 맛있네요. 전 원래 술은 마시지 않는데요, 어른들 안에서 자라서 그런지 술안주는 꽤 좋아해요.

이오리 : 이거, 맛술로 부드럽게 한 미소에 햇생강을 넣어 절인 것 뿐이에요.

카로쿠 : 저도 모르게 손이 가네요. 계속 먹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사진을 보며) 그런데 정말 모든 요리가 대단하네요.

이오리 : 물건을 만드는게 제 직업이라서 그런지 적당히 하는 것은 싫어하는 성격입니다. 그릇도 제가 좋아 하는 것을 모아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가지고 노는 느낌이에요.

카로쿠 : 확실히, 놀이처럼 즐기지 않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오리 : 네. 사전 준비를 제대로 하고, 목적한 대로 잘 완성하면 되니까요.

이오리 : 스웨터 같은 것도 손을 보면 다시 쓸 수 있게 되살아난다고 해야 할까, 샀을 때 당시 이상으로 좋아지기도 하니까 그런게 꽤 재미있어요.

카로쿠 : 새 것보다 더 좋아진다는 말씀이신가요?

이오리 : 이 캐시미어 스웨터는 처음 샀을 때 짜임이 느슨했습니다. 캐시미어는 1g에 얼마, 라고 하는 세계이기 때문에 짜임이 촘촘해지면 캐시미어의 양도 많이 들어가고 가격도 비싸집니다.

카로쿠 : 그렇군요.

이오리 : 짜임이 촘촘해지면 섬유가 품은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으니까 따뜻합니다. 그래서 직접 짜임을 촘촘하게 바꿔보자! 란 생각으로 손빨래를 하니 어느 정도 짜임이 촘촘해졌어요. 거기에 스팀 다림질을 하고 보풀 제거기로 보풀을 없앤 후 브러시질을 하는게 재미있더라구요.

카로쿠 : 꽤 공들이시는군요.

이오리 : 이건 캐시미어 전용 브러시인데요, 다른 브러시와 비교하면 빗 부분의 털질이 달라요. 이렇게 누르면서 브러시질을 하면 빗 끝이 지나가는 자리에 결이 생깁니다. 이것 보세요, 이렇게 다르잖아요?

0525_02

카로쿠 : 아 진짜다. 이거 재미있네요.

이오리 : 정성스럽게 이걸 하다보면 보기에도 좋은 스웨터로 변해버린다는거죠. 신기하게 양복에도 이걸 하면 그렇게 좋지도 않은 양복이 꽤 그럴싸하게 보이게 되요.

카로쿠 : 이거 비싸지요? 이 브러시.

이오리 : 이건 꽤 비싸요. 만 칠천엔 정도(한화 약 18만원 정도)에요. 털의 질이 좋은 것은 더 비싸요. 비싸지만 일반적인 브러시로는 이렇게까지 효과가 좋지 않아요. 도구는 역시 좋은걸 써야지요.

카로쿠 : 그렇군요.

이오리 : 어쨌든 꽤 좋을법한 스웨터로 보이잖아요? 암시때문인것도 어느정도는 있겠지만(웃음). 다림질을 하면 정말 더 좋아져요. 이렇게, 언제나 잘 정리된 상태로 스웨커를 옷장에 넣어두면 뭔가 얻은 기분이 되지요. 

자잘하게 이런 일들을 하다보면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해요. 이런게 생활한다는 것이겠지요.

카로쿠 : 요즘은 간단히 버리고 사는 시대이지요.

이오리 : 맞아요. 그러면서도 꽤 오랫동안 사용한 것처럼 보이는 데미지 진 같은 것을 꽤 즐겨 입지요. 그건 만드는 과정에서 그런 가공을 한 건데요, 원래는 직접 입고 손보면서 그렇게 변화시키는게 절대로 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0525_03

카로쿠 : 이 셔츠는 뭔가요?

이오리 :이건 요즘 유행하는 워싱 가공 셔츠입니다만, 다림질을 하려고 잡아당기니 그렇게 많이 입지도 않았는데 북 찢어져버렸어요. 아 이거 좀.. 이라고 생각하면서 전부 뜯고 천을 사러 가서 그것을 덧댔습니다. 원상태로 복귀시킨 느낌이지요.

카로쿠 : 뭐랄까, 꽤 멋있어졌는데요?

이오리 : 그런 것을 생활 속에서 하나 하나 해 나가는 것이 꽤 재미있어요.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과가 좋지 않는 것처럼 자신만의 생활을 즐긴다면 그것이 놀이로 이어지는 거겠지요.

카로쿠 : 그렇군요. 그것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이오리 유타카()

플래닝 디렉터. 워너 뮤직 재팬에서 제작 디렉터를 경험한 후, 광고 대리점에서 음향영상부분을 담당. 무인양품 BGM을 초기부터 제작 스태프로 참여. 현재 ATELIER MUJI 프로듀서를 겸임하고 있다.

 

주제:

[상품개발프로젝트] 푹신 소파 개발 스토리 5 – 상품화가 결정되었습니다.

게시: 2016.05.23

 

상품화가 결정되었습니다

 

충전재를 비즈로 사용해 마치 몸의 일부가 된 듯 기분좋게 몸을 감싸주는 ‘푹신 소파’.

그레이, 베이지, 브라운 3색이 1주일만에 생산을 위한 최소 예약 수량을 달성했습니다. 예약해주신 분들께는 원기둥 모양의 미니 쿠션을 작은 선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또한, 최소 예약 수량인 50개까지 예약해 주신 분들의 성함을 상품화 참여자 명단 속에 넣어 취급설명서에 기재하였습니다.

 

ph_01

충전재를 작은 비즈로 채워넣어 몸의 일부에 잘 피트되는 ‘푹신 소파’는 기존 판매하던 소파보다 조금 더 단단하게 리뉴얼했습니다. 또한 본체와 커버를 따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구사양도 신사양 커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사양과 같은 이름의 색이 있지만, 실제 색은 약간 차이가 납니다.

※본체만 사용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반드시 커버와 함께 사용해주세요.

 

0523_01

※ 발매 당시 푹신소파 커버 컬러입니다.

 

상품 사양

sofa_anim_kr_fi소재

커버 : 스트레치 소재 (나일론 74%, 폴리우레탄 26%), 범포(면 100%)

본체 : 0.5mm 미립자 비즈 약 6kg

 

사이즈

폭 65×깊이 65×높이 43(cm)

 

 

예약해주신 고객님들에게 받은 코멘트

 

2002년 7월 9일

line_465

[20대 여성 기타]
혼자 쓸 수 있는 소파인데다, 느긋하게 쉴 때나 조금 집중해야 할 때에도 괜찮은,

다양하게 쓸 수 있는 것을 찾고 있었기에 예약했습니다.

line_465

[30대 여성 회사원 (연구・개발)]
여름용 소재, 겨울용 소재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line_465

20대 여성 회사원 (정보시스템)]
거실에서 사용할 때는 뒹굴며 자고 싶을 때 이 쿠션을 소파로 사용하고,
방 안에서 사용할 때는 등받이처럼 기대서 사용하고 싶습니다.

line_465

 

 

개발 담당자의 코멘트

 

2002년 7월 10일

「몸을 맡길 수 있는 대형 쿠션」 <브라운>의 상품화가 2002년 7/9(화) 밤에 결정되었습니다. 예약 시작 후 5일만에 50건이 넘는 구매 예약이 들어왔습니다. 예약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발에 들어간 후, 단기간에 빨리 상품화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응원과 기대 덕분입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저희는 긴장을 풀지 않으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구매 예약은 계속해서 받고 있으니, 아직 상품화가 되지 않은 그레이, 베이지 색상의 예약 또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후 상품 발매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결정되는 대로 예약해주신 모든 분께 메일로 구매 의사를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또, 상품의 자세한 정보에 대해서도 여러분께 수시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물건 만들기 ‘가구/가전’프로젝트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line_465

2002년 7월 12일

「몸을 맡길 수 있는 대형 쿠션」 그레이 색상의 상품화가 브라운에 이어 결정되었습니다. 예약 시작 후 약 1주일만에 구입 예약이 50여개를 넘어섰습니다. 예약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입 예약은 계속해서 받고 있으니, 아직 상품화가 결정되지 않은 베이지 색상의 예약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후 상품의 발매일시 등이 결정되는 대로, 예약해주신 모든 분들께 메일로 구매 의사를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또, 상품의 자세한 정보에 대해서도 여러분께 수시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후 물건 만들기 「가구・가전」프로젝트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line_465

20027월 29일

테마 ‘좌식 생활’ 중에서 여러분이 골라주신 ‘몸을 맡길 수 있는 대형 쿠션’ (상품예정명 스트레치 소파)이 샘플 시제작을 거쳐, 최종 사양이 거의 확정되었습니다. 미립자 비즈를 넣어 몸을 기대도 넉넉하며, 감촉도 좋아 편안히 쉴 수 있는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 탄생했습니다. 각 색의 예약 수가 50개에 달하는 대로, 각각의 상품화가 결정됩니다. 계속 신청하여 주십시오. 염색 시제작 샘플이 완성되는 대로, 추후 사진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무인양품의 푹신 소파는 아이디어 채용 단계부터 색상 선정, 생산의 모든 과정을 고객님들의 의견을 받아 탄생한 제품입니다. 약 14년이 지난 지금도 조금씩 개선을 하며 발전하고 있는 푹신 소파 개발 스토리는 이것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푹신 소파 보러가기   http://muji.lu/1ryuQ5o

[푹신 소파 개발 스토리]